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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인은 나라의 자산(資産)이다

기사입력 2019.07.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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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윤 / (사)충남포럼 이사장.

     

    [홍성일보]우리나라는 왜 아직도 존경할만한 인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가?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잘못되어 존경할 만한 인물이 나오지 않고 있단 말인가?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무자비한 일차원적 사유로 인간을 난도질하고 기여보다도 과오를 더 부각한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비근한 예가 육당 최남선일 것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육당이 친일을 했다고 그 이름을 빼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였다. 작가 백릉 채만식 선생은 친일적 소설과 시로 친일 행위를 하였다. 하지만 별로 튀는 행동은 없었다. 더욱이 백릉은 광복 이후에 민족의 죄인이라는 자신의 친일을 시인한 소설을 써서 반성하기도 하였다.

    수많은 친일에 앞장섰던 사람들처럼 변명이나 늘어놓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친일 행위를 한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백릉은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 양심 있는 고백을 하였다. 그의 경우 인정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그의 고향에는 채만식 문학기념관 건립마저 표류하고 있다. 어디 육당이나 백릉뿐이겠는가? 친일단죄에 대하여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오늘의 기준에서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낙인을 찍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왜 우리는 위대한 인물과 존경할 만한 사람을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작은 나라보다도 못 배출하였는가? 자동차를 잘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나라, 세계 스마트폰 수출 1위 국가, 반도체 제조 1위 국가에 걸맞는 존경할만한 위인이 안 나오는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한민족이 열등한 민족이기 때문일까?

    그건 아니다. 자타가 공인하다시피 우리 민족은 세계 그 어느 민족보다도 우수한 민족이다. 아무리 역사가 길고 국토가 넓고 GNP가 높아도 인물이 빈약한 나라는 마치 우물 속 우물물이 말라가는 것과 같다.

    대한의 땅에는 이런 인물이 나왔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자랑할 수 있는 인물이 있어야 한다. ‘대한의 땅에는 아무개가 있습니다. 이 사람을 보십시오’라고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민족적인 인물을 우리도 키워야 한다. 그런데 그러하지 못한 현실이 야속할 뿐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선입견 없는 역사적 평가가 아쉽다. 독재자가 장기집권을 하려면 국민을 가난하고 무식하게 만드는 빈민 정책을 써야 한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은 경제성장을 이루어 중산층을 두껍게 만들었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는 배신당할 선택을 하였다. 그것마저도 부정해서야 되겠는가? 이 나라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에 대한 대우는 또 어떤 상태에 있는가?

     
    하지만 우리는 사실이든 가공이든 자기 조상 중에 위대한 사람을 자꾸 만들고 늘려나가야 자기들이 위대해진다는 것을 망각하고 사는 것 같다. 위대한 인물이 많아야 국가의 구심점이 생긴다. 지키고 계승해야 할 전통과 가치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이분들의 좋은 점을 배우고 계승하는 것을 전통으로 만들고 좋은 관습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런 전통과 문화가 쌓이고 계승한 나라가 위대한 나라이다. 단순히 역사가 오래 되었거나 길다는 것만으로는 민족의 자랑이 될 수 없다.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에서 보았듯이 뛰어난 인물이 민족의 진정한 자랑이다. 우리민족은 앞으로 위대한 인물을 많이 배출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의 생각이나 사고부터 바꾸어야 한다. 위대한 인물이라고 해서 약점과 어두운 면이 없을 리 없다. 그것만 부각한다면 위대한 인물이나 위인이 살아남기가 어렵다. 그냥 위인을 위인으로 놓아두면 된다.

    우리가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고 위대한 왕으로 받드는 일이나,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전공을 강조하는 것은 그분들이 정말 좋고, 존경해서만은 아니다. 더욱이 그분들의 후손을 보호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우리를 위함이다. 우리의 자존심을 세우고 후손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우리와 함께했던 인물이거나 역사 속의 인물은 우리 국민의 정신적 재산이란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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